無名... 2010. 4. 9. 13:52

대장의 접시

- 체 게바라


식량이 부족해 배가 고플수록
분배에 더욱 세심해져야 한다
오늘,
얼마 전에 들아온 취사병이
모든 대원들의 접시에
삶은 고깃덩어리 2점과
말랑가 감자 3개씩을 담아 주었다
그런데,
내 접시에는 고맙게도
하나씩을 더 얹어주는 것이었다
나는 즉시
취사병에게 접시를 던지며 호통쳤다
“이 아부꾼아,
지금 여기서 당장 나가!
넌 밥 먹을 자격도 없어!
네놈이 적군한테도 이렇게 인심쓰듯
총을 쏘아댈 수 있는지 두고 보겠다!”
나는,
취사병의 무기를 빼앗은 다음
캠프 밖으로 추방시켜 버렸다

그는,
단 한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평등을 모독했다

출처 : 체 게바라, 이산하 엮음, 먼 저편, 문화산책(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