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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기법 - 5월 따뜻한 비와 찬비

無名... 2006. 5. 4. 13:08

따뜻한 비와 찬비  

 

        <적 락 운>

열대지방이나 온대지방 등 따뜻한 지역에서 내리는 비를 따뜻한 비라고 한다.


따뜻한 비를 뿌리는 구름은 그 높이가 별로 높지 않다. 여름에 볼 수 있는 뭉게구름 모양의 적락운 정도의 높이이며 500m정도이다. 온도도 구름 전체가 0도 이상인 구름에서 내린다.  빗방울이 굵으며 구름입자가 모여서 빗방울이 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낚시터에서 비를 맞으면서 그것이 따뜻한 비인지 찬비인지를 감으로만 느끼는데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온화하거나 후덥지근하고 굵은 빗줄기가 소나기성으로 내리면 흔히 따뜻한 비로 느껴진다.


이런 날은 낚시가 잘 된다.


장마전의 긴 갈수기 끝에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금싸라기 같은 반가운 비여서 물 속의 고기들도 일제히 유입되는 빗물을 향해 몰려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대지방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대부분 찬비가 내린다.


비를 만드는 작은 얼음 알갱이가 최상층의 영하 15도 정도에서 내려오기 시작해서 여러 겹으로 된 구름층을 거치면서 0도 보다 높은 최하층 구름을 통과하면서 녹아 구름입자를 흡수하면서 입자가 큰 빗방울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봄 가을에 내리는 비는 대부분 찬비이다. 이 비가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추적추적 내리면 고기들은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만 날씨만 차지 않으면 고기들이 일제히 물가로 몰려서 먹이를 찾는다.

작년 6월 중순에 비가 사흘 연속 내리는 중에 30여 수의 크고 작은 붕어를 보여준 낚시꾼이 고맙게도 자리를 물려주었다. 오늘은 날씨가 더 좋아 낚시대 한 대로도 바쁠테니 두 대를 괜히 펼 필요가 없다고 충고까지 해주었다.


기대를 잔뜩하고 대를 폈지만 이상하게도 몇 시간 동안 피라미 입질 한번 받지 못했다. 오전에 잡았다는 30여수의 붕어를 보지 않았다면 이미 다른 저수지로 옮겼을 것이다.


오후 4시경부터 채비와 찌를 여러 차례 바꾸어 가면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 봤지만 입질이 없는 이유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붕어가 없으면 피라미라도 건드릴텐데 해가 지고 밤이 깊었지만 찌는 여전히 반마디도 움직인 적이 없었다.


비가 오던 날에는 그렇게도 잘 잡히던 붕어가 훨씬 더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도 없는 날인데도 왜 피라미 입질 한번 없는 것일까. 이렇게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우선 생각한 이유로는 큰 일교차를 꼽아 봤는데 그 날은 최저 12도에서 최고 24도여서 일교차가 무려 12도였다. 낮에는 봄 날씨가 아니라 초여름처럼 더운 날이었다.  


일교차가 큰 날은 고기들이 중층에 떠 다녀서 바닥의 미끼를 먹지 않는다. 수심 4m인 필자의 포인트는 그렇더라도 수심 얕은 곳에서는 입질이 있어야 하는데 저수지 전역이 입질 없기로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해가 지면 입질이 살아나야 할텐데 찌는 낮과 다름없이 아예 말뚝이 되어버렸다.    


그럼 일교차 때문이 아닌가, 그러면 분명히 수온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비록 봄날이지만 수온과 붕어의 관계는 여름철 열대야 때와 비슷하다고 추측이 되었다. 즉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조금 더운 기온 때문에 수온이 많이 올라서 고기들이 금방이라도 물가로 몰려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고기들은 그 반대로 하루동안 갑자기 올라간 수온에 적응이 되지 않아 상당히 깊은 바닥층까지 내려가 버린 것이다.

기온이 26도이니 저수지 표면층의 수온은 24도 까지 오르고 시기적으로 봉어에게는 너무 높은 온도여서  적당한 17-20도가 되는 수심 5-7m 이하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 저수지는 평지형에 가까워서 중류대의 최고 수심이 10m 이하로 보였다.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리던 중에 첫입질이 왔다. 평상적인 날씨에서 기온이 물보다 빠른 속도로 차가와져서 수온과 같아진다는 11시가 되었을 때였다. 무려 7시간만에 처음으로...


두칸반 대, 수심 3m에서 찌가 갑자기 솟았다.  


10cm도 안 되는 작은 붕어였지만 입질 없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마냥 기다린 때문이었는지 찌 솟는 모양이 새삼스러웠다.


이 때부터 씨알은 크지 않지만 연속 너댓 마리를 낚으면서 평상적인 낚시로 바뀌었다. 그야말로 조황의 급반전이었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오늘과 같은 날씨 상황에서 여러 차례의 온도와 기압관측을 해야만 될 것 같았다. 주위의 20여명의 낚시꾼들은 장시간 입질이 없자 대부분 이미 철수한 뒤였다.

열대야에서는 하루 중에 가장 수온이 낮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서너 시간 동안만 잠깐 입질을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오랜만에 온 입질도 오전 중에 입질이 끊길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아침에 10여 마리를 낚고 식사를 한 후에 다시 자리했을 때는 10시였는데 짐작한데로 이미 입질은 거짓말 같이 끊긴 후였다. 아침에는 쉴 새없이 오르내리던 주위의 수 많은 낚시대들이 수심과 미끼에 관계없이 모두  받침대에 놓인 채 움직일 줄 몰랐다.  날씨는 전날보다 더 더워서 초여름과 같은 26도까지 올라 간 날이었다.  

이제 6월 낚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동안 붕어들은 한층 높아진 수온에 적응하겠지만 붕어는  가변 냉혈동물이어서 온혈성인 사람이 느끼는 온화한 온도보다 훨씬 낮은 곳 즉 수심 깊은 데에 근거지를 두고 오르내린다. 그러니까 미끼를 먹는 곳은 잠깐 머무는 식당인 셈이고 그 보다 더 깊은 곳까지 회유한다.


그렇다고 거기에다 미끼를 던져 준다고 붕어가 잘 먹어주는 것은 아니다. 붕어가 미끼를 잘 먹을 수 있는 수심은 대체로 3m 이내이기 때문이다.


잠깐 머물게 되는 그 식당 포인트(?)에서 좀더 오래동안 머물 수 있도록 미끼의 선정, 찌맞춤, 끌어낼 때의 요령 그리고 빛과 소음 등에 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